[리뷰 - 거대한 사기극] 자기계발서 권하는 사회의 허와 실

원본 링크: http://blog.yes24.com/document/7557741

평소 자기계발에 대해 생각하고 느껴왔던 것들을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선택한 책.
초반 자기계발의 역사(?)와 여러 갈래를 설명하는 부분을 읽을 때 상당한 인내가 필요했다. 마치 오래된 인문학 논문을 읽는 듯한 느낌이랄까.
연원, 사조, 담론과 같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단어들과 표현들에 질릴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겠다. 게다가 마치 논문 짜집기를 한 것 처럼 내용과 주제가 너무 단편화 되어서 하나의 이야기 맥락을 찾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 다만 자기계발의 기원에 근거한 윤리적, 신비적, 심리적 자기계발의 구분과 각각의 특색을 정리하는 데 도움은 되었다.
이어지는 2장 부더 4장까지 담론, 형식, 주체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는 있으나, 역시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관련 주제별로 묶은 것 외에는 큰 의의를 부여하기 어려울 정도다. 뭔가 하나로 꿰어지지 못한 느낌이랄까. 저자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전혀 감을 잡기 어렵다고나 할까.
사실 책의 내용을 가장 잘 정리한 부분은 에필로그 부분이다. 작가 스스로 던지는 세 개의 질문들, '읽지 말라는 것이냐?', '잘 골라 읽으면 된다는 말이냐?', '그럼 어쩌란 말이냐?'에 대해 작가의 생각과 의견을 정리해 두었는데, 이 내용이 결국 책의 핵심일 것이다.

솔직히 저자의 내공이 조금 많이 부족해 보이는 책이다. 초반 역사 정리 부분도 정리가 덜 된 느낌이고, 중반 이후의 이야기들도 맥락이 제대로 꿰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마지막 결론도 비약이 좀 심한 듯 하고.
개인적으로 한 번 가볍게 훑어보면 좋을 내용이라고 생각은 되지만, 아쉽게도 초반의 표현들이 쉽게 읽히질 않는다. 중/후반의 맥락을 정리해서 하나의 논리를 추가하는 것도 필요해 보이고.
역시 골라서 보고 알아서 흡수할 일인 듯 싶다.

[스크랩1]
p62~63 윤리적 자기계발: 동기부여의 기능, 신비적 자기계발: 진통제로서의 기능
p67 자기계발: 개인의 독립성, 자율성 -> 성공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자, 가시적 증거로 증명될 수 없는 강력한 신념. 문제는 모든 부담을 개인에게 지운다는 것. 생산성 증대 뿐 아니라 재생산 측면까지, 즉 체제의 지속과 계급 재생산 시스템 유지를 이해 자기계발이 활용되고 있는데, 이는 자본주의의 진행방향과도 일치.

[세 개의 자문자답]
Q. 읽지 말 라는 거냐?
윤리적 자기계발에서 언급하는 습관(인격), 기술 관련된 부분 중 후자 쪽만 참고하는 것이 적절. 특히나 정신개조 관련 부분은 단지 위안용이 뿐이므로 폐기!
심리적 자기계발에서 과거에 대한 치료는 유용할 수 있지만 미래에 대한 비전 강조 부분은 부실하므로 폐기! 신비적 자기계발의 심리학 버전 수준으로 부실한 인간심리 접근이 문제.
결국, 잘 골라서 읽자! 책마다, 책의 부분마다 다를 수 있기에.
Q.골라 읽으면 OK?
자기계발서가 추구(?)하듯, 모든 문제를 개인에 집중시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즉, 읽지 않는 것보다 모든 서적을 자기계발적으로 읽지 않는 것이 중요!
Q.그럼 어쩌자고?
개인->사회/시스템으로 관심을 돌려볼 때!

[스크랩2]
미국적 자기계발은 반드시 경제적 성공으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p39
신비적 자기계발의 가장 퇴락한 양태는 곧 우리 사회의 퇴락한 얼굴에 다름 아니다. -p66
그렇다면 대체 문제는 무엇인가. 바로 자기계발의 '타락'이다. (자기계발은 신학적 기원을 지니고 있으니, 이에 대해 종교적 언어를 사용해도 무방할 것이다). -p69
자기계발이 지향하는 것은 목표와 자기를 동일시하는 것이다. 목표의 성공이 곧 자기인 것이다. 이는 사회의 현실에서 눈을 돌려 개인의 이상(욕망)에 착념하게 만든다. 따라서 자기계발의 성공을 위한 전체는 다름 아닌 자기를 설득하는 것이다. 구조에서 개인으로 초점을 돌리게 만들고, 개인에게 무한 책임을 지운도는 점에서 이는 명백하게 자기 세뇌다. -p71
자기계발은 의지에 기초하는 윤리적 흐름과 사고에 토대하는 신비적 흐름으로 대별된다. 그리고 여기에 윤리적 자기계발의 변종으로 정서에 주목하는 심리적 흐름이 있다. -p83
우리는 긍정심리학이 과연 누구를 위한 학문인가를 다시 질문해야 한다. 이는 자기계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이기도 하다. -p87
욕망이나 열정은 모두 문화 창조의 좋은 동력이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사회 지속을 위해 포섭되기도 한다. 열정은 노동 착취를 위한 좋은 구실이 되고 있지 않은가. -p115
요새 구직자들이 스펙의 일환으로 참가하는 공모전은 부상으로 인턴쉽의 기회를 제공한다. 노동의 기회 제공을 부상으로 상호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우울한 면모를 보여준다. -p123
평전은 말할 것도 없고, 전기조차도 최소한 우리에게 윤리적 교훈을 주려고 한다. 그러나 현대의 자기계발적 자서전은 윤리 자체가 아니라 성공을 위한 윤리를 말한다. 우리는 그들의 현실적인 자아 대신에 그들의 업적을 통해 구성된 그들의 이상화된 자아만을 접할 뿔이며, 이들의 가시적 결과에서 대리만족을 경험한다. -p151
이제 우리의 시야를 안(자기)에서 밖(사회)으로 돌려야 한다. -p211
특정한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는 것보다 모든 서적을 자기 계발적으로 읽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고, 그만큼 더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욕망의 회로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p218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환경개선부담금

[DevTip] Windows에서 tail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