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월드워Z, 세계대전Z, 그리고 외전] 영화에서 시작한 대장정

어찌어찌 보게 된 영화에서 원작소설까지. 더운 날을 잠시 잊은 며칠간이었다.

먼저 영화부터.
(리뷰 원본 링크: http://blog.yes24.com/document/7306767)
사실 좀비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존재 자체가 그닥 매력적이지 못하기 때문인데, 다만, 좀비 영화의 흐름으로 봤을 때, '새벽의 저주'나 '28일 후' 같은 몇 편은 강시보다 둔한 운동신경(?)의 좀비를 뛰게 만들며 충격을 선사했기에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추가로, 코믹한 설정이 돋보였던 '새벽의 황당한 저주'도 재밌게 본 작품이다. 그저, 좀비물은 비디오 테이프 대여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케이블 방송 같은 걸로 봐야 제 맛일 것 같은 기분이랄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 그냥 디지털.
선택한 이유는 딱 하나. '배철수의 음악캠프' 중 영화음악 소개하는 코너에서 해 준 소개 때문이다. 베스트 셀러 소설이 원작이고, 이를 위해 두 영화배우가 낀 제작사들이 경쟁에 붙었으며, (가장 결정적으로) 소설을 각색한 각본으로 또 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 만약 영화가 괜찮으면 소설까지 이어서 재미를 찾아볼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결론은? 개인적으로 성공한 선택.
일단, 라디오에서도 설명했지만, 공포물이기 보다는 좀비 떼의 발생으로 인한 '재난' 영화로 보면 된다. 딱히 음향이나 영상이 압권인 부분은 없지만, 일부 좀비 '떼'의 묘사에 있어서 꽤나 볼만 한 영상은 유지하고 있다. 좀비 분장도 꽤나 그럴 듯 하지만, 왠지 '반지 원정대'의 오크 느낌이 나기도 해서 조금 식상하기도 했다.
소설과는 달리 확실한 한 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나름 개연성이 있도록 무리하지 않고 이야기를 잘 펼쳤다고 본다. (원래 각본을 전면적으로 수정했다고 들었는데, 제대로 바꾼 건 같다.) 특히 주인공을 무한 능력자로 표현해서 싸구려 영웅 영화로 만들지 않았다는 데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미국영화치고 굉장히 자제를 많이 한 걸로 보인다. 사실 그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타고 있는데, 요즘 유행하는 코믹스 영화들에 눈이 흐려져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꽤나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데, '재난'영화를 좋아하되 '좀비'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한 번 보라고 권하고 싶다. 정말 '좀비' 영화를 원한다면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브래드 피트 좋아하면 꼭 보고... (이 인간은 늙지도 않나...)

덧 하나.
덕분에 관심사가 원래 소설로 이어졌다. 리뷰는...

덧 둘.
이 영화에서 처음 등장한 좀비들의 탑 쌓기 신공(?)과 좀비들이 무시하는 존재는 '세계대전 Z'도 아닌 '세계대전 Z 외전'에서 차용한 듯 싶은데, 훨씬 더 잘 살렸다.

그리고, 영화를 본 뒤 소설을 집어 들었다.
(리뷰 원본 링크: http://blog.yes24.com/document/7306776)
원래 동일 작가의 '서바이벌 가이드'가 나왔을 때, 재미있겠다 싶긴 했는데 보진 않았다.
어쨌든. 영화와는 상당히 구성이 꽤나 다르다.
UN의 조사관이 좀비와의 전쟁(?) 후 조사한 내용들을 모은 자료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세계 각지 다양한 군상들의 사연(?)들을 모아 놓은 것이라 보면 된다.
즉, '좀비' 창궐(?)부터 그 이후의 사건을 나름 다양한 시각과 상황을 상상해 그리려고 노력했던 단편들의 짜집기 되겠다.
다만, 그 단편들을 꿰는 일관성이 존재하기에 단순 짜집기로 끝나지 않고 하나의 소설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고 본다.
책을 읽으며 꽤나 다양한 등장인물과 배경과 상황에 놀라곤 했는데, 종교, 영토, 역사, 위약판매로 돈 번 사기꾼, 정치인,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가정, 연예인과 경호원, 군인, 경찰, 우주인, 잠수부 등등 지루하지 않게 이어진다.
사건의 발생부터 진행, 소갈상태에 들어가기 까지 나름 시간적인 순서로 조사 기록들(인터뷰 기록 정도 되겠지?)이 나열되어 나름의 기승전결 구성을 따르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그 스케일과 다양한 상황들로 인한 신선함은 있으나 몇 가지 아쉬운 단점들은 있다.
하나. 우선 미국 중심적 사고가 알게 모르게 진하게 배어 있다. 딱히 드러나는 주인공은 없으나, 왠지 '미국인 영웅'이 주인공인 듯한 암시가 깔려있다고나 할까? 어쩔 수 없나 보다.
둘. 한 발 이상 떨어져서 남의 집 불구경하는 구성인지라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박진감이나 긴장감을 느끼기 힘들다. 그저 편하게 (말 그대로) 보고서 읽듯이 담담하게...
셋. 전자책의 경우 주인공의 사설과 인터뷰 내용이 잘 구분되지도 않고, '주석'을 수작업으로 쫒느라 상당히 불편하다. 게다가 오탈자나 오역은 왜 이리 눈에 띄는지...
넷. 영화와 많이 다르다. 이스라엘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 정도만 조금 겹친다.
뭐, 이런저런 단점도 있지만 나름 나쁘지 않았다. 특히나 영화와 조금씩 비교하면 읽는 재미도 있었고.
굳이 권하자면, 책(외전 포함)을 먼저 죽 읽어보고, 그 책(보고서?)에 들어갈 인터뷰 내용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영화를 보는 게 어떨까 싶다.

덧.
배철수의 말마따나, '세계전쟁 Z'이나 '세계전 Z'면 되지, 도대체 왜 '대전'이야? 꼭 의역을 해도... 하기야, 우리네 공부할 때, 1/2차 세계대전이라고 배우고 습관적으로 쓰고 있으니...

그런데. 아직까지 영화와 대응되지 않는 몇 가지가 남아 있다. 그래서 집어 든 외전.
(리뷰 원본 링크: http://blog.yes24.com/document/7306780
'외전'은 짧고 딱히 기승전결이 있는 구성도 아니고 그저 이전 소설에서 빠진 몇 개 이야기를 묶어 놓은 듯한 구성인데, 바로 여기에서 영화를 보고 세계대전 Z를 읽었는데도 해소되지 않는 두 가지 사항 대한 힌트가 나온다.
바로 좀비 탑 쌓기(?)와 좀비가 무시하는 사람들의 존재.
좀비 탑 쌓기(?)는 글 속에서 또 다른 소설 내용으로 잠깐 나오는데 굉장히 정적이다. 이게 영화로 넘어가면서 훠~얼~씬 더 제대로, 그럴싸하게, 능동적인 탑(?)으로 변화했다는 것. (사실 비교하기도 뭣 하다.)
좀비가 무시하는 사람들의 존재는 '좀비' 만큼이나 허무맹랑한 또 다른 존재에 대한 글에서 나오는데, 이를 꽤나 현실적인 상황에 맞게 제대로 탈바꿈시켜 영화에 녹여냈다. (과거 '안녕, 프란체스카'의 슬픈 피의 역사??가 떠오르는 글이었다.)
하지만...
하나의 책으로 보기에는 부실 그 자체. 영화를 보지 않고 '세계대전 Z'만 읽었다면 굳이 볼 필요 없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구성 면에서는 세계대전Z 보다는 확실이 읽기 좋게 되어 있다.

덧.
영화 각본으로는 많이 부실한 소설(세계대전 Z와 외전)으로 제대로 된 영화 각본을 만들어 낸 각본가(?)에게 경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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