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하이브리드 일주일 시승기 - 후기

짧았던 시승 기간 동안의 느낌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주절주절 말이 길어질 지 모르니 몇 가지 분야로 나눠서 최대한 간단히.

[만듦새]
일단 개인적으로 쏘나타 자체의 내외관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도 안 가고 적응도 안 되는 외관과, 화려해 보이려고 애만 쓴 듯한 내장도 별로.
게다가 택시로 풀리는 차량은 너무 흔해서 질리기도 쉽다. (쏘나타 2를 오래 타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
아무리 차가 좋아도 택시로 풀리는 차는 별로 사고 싶지 않다.
물론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외형은 일반 쏘나타보다는 희귀성이 있어 조금는 나아 보인다.
전체적으로 디자인은 맘에 들지 않지만 전체적인 만듦새 자체는 굉장히 좋다.
'많이 팔릴 만 하다'는 말에 쉽게 동의할 수 있겠다.
가격이 많이 오르기도 했지만, 과거 NF 시절에 비해서도 많이 좋아졌다.
이런저런 질감이나 재질, 이음새에 있어서는 이제 차량 등급에 무관하게 수준이 높아졌다.
이 정도가 요즘 국산차의 표준이라 불리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것.
덕분에 사람들의 눈도 많이 높아졌겠지.

[주행-일반]
꽤나 편한 시트와 승차감에 운전히 편할 것 같았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나와는 잘 맞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운전대.
일단 너무 크고, 가늘어서 잡았을 때 편하지 않다. 손아귀 자체가 부자연스럽다.
게다가 페달, 시트, 운전대의 위치 조정이 자유롭지 않아(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 부재) 왠지 조금 불편한 자세가 나온다. '이거다'라는 자세를 일주일 내내 찾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전자식 스티어링.
일주일 정도 시승 후 적응이 조금 되기도 했지만, 노면상태나 방향과 같은 정보 전달도 잘 되지 않고, 지 멋대로 바뀌는 회전저항때문에 코너링 시 움찔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일반 YF나 하이브리드나 동일하리라고 생각하면 그 많은 YF(K5도 마찬가지겠지?) 운전자들은 별 불만이 없는지 궁금할 지경.
다만, 핸들링과 달리 차체나 서스펜션, 그리고 구동부 자체는 굉장하다고 생각될 정도.
그리고 엄청나게 발전한 현대기아의 엔진과 미션에 대해서는 아무런 불만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단, 참고할 만한 사항.
일반 YF와 다르게 GDI 모델도 아니고 앳킨슨 사이클이 적용된 엔진이다보니 GDI 버전보다 조금 더 조용하되 힘은 떨어진다. 그럼에도 일상적인 주행에서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굳이 GDI 엔진까지 고집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사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어서 일반 YF와 정확히 비교는 어렵다.)

[주행-하이브리드]
연비만 보자면 굉장하다. 기대 이상이다.
심하게 말해, 하이브리드 차량을 몰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연비를 내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자동차의 구조, 원리를 비롯해 중고등학교 물리시간에 배우던 내용도 복습하고 본인의 운전습관도 뜯어 고쳐 보기를 권하고 싶을 정도.
아무리 연비가 개인적인 편차, 도로교통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지만, 비 하이브리드 차량에 비해 충분히 매력적인 수준으로 향상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동력원이 변하는 순간이나 브레이크에서 에너지 회수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은 순간도 분명히 존재한다. 아마 얼마 전 기사에 나온 K5가 울렁거린다는 게 이런 걸 말하는 것 같은데, 솔직히 이 정도 수준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현재 기술 수준을 감안한다면 말이지. (근데 K5 차주는 시승 안 해보고 차를 샀나?)
그리고, 일반적인 경우 생각보다 모터의 힘이 많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왜냐고? 일반 차량보다 변속을 먼저하고 그 때의 부족한 토크를 모터로 보충해주기 때문에 일상 주행에서는 그저 평범한 가속을 낮은 RPM으로 처리하기 때문. 따라서, 모터의 힘을 느끼고자 할 경우 블루 드라이브도 끄고, 액셀을 많이 밟거나 수동 모드로 RPM도 함께 높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모터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면 배터리가 엄청 빨리 닳는다는 게 또 다른 약점. (블루 드라이브를 끄고 시내주행을 격하게 하면 바로 알 수 있음)
어쨌든, 절약 모드(차량 & 운전자 모두)로 운전할 때는 힘의 부족 없이 높은 연비를 얻을 수 있지만, 과격한 움직임을 위해 모터의 힘을 이용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아 보인다. 본인의 정신건강과 차 모두를 위해.

[누가 사지?]
일단 가격이 꽤 세다. 3천만원 전후.
YK 소나타 자체도 많이 비싸졌으니, YK의 윗 모델들과 어느정도 겹치는 수준.
중형 차량을 원하고 3천만원 전후 가격대의 일반차량 구매를 생각하고 있다면 꼭 한 번 쏘나타 또는 K5 하이브리드 모델도 알아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싵다.
막말로, 내가 언급한 단점들에 공감하지 않는 분들로 있을 텐데 어차피 현대기아차를 사려고 하는 사람들은 일반차량이나 하이브리드나 똑 같을테니까 굳이 어느 한 쪽의 약점은 아니지.
물론, 자신의 운전습관에 잘 맞는지, 아니면 차에 자신이 맞춰줄 수 있는지 시승을 통해 알아보고 결정해야한다. 시승도 안 해보고 스펙만 보고 수천만원을 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고.

자 그럼 나는?
나 역시 마찬가지로 내가 원하는 등급(?)의 차를 사기 위한 총알의 여유가 있고, 운전재미를 비롯한 여러면에서 비슷한 하이브리드 차량이 있다면? 비슷한 가격대라면 하이브리드 쪽을 고려할 것 같다.
기름값 아끼는 것은 기본이고, 연비 향상시키는 재미도 있고.
물론 운전 스타일이 맞으니 가능한 일이지만.

하지만... 그런 고민할 날이 오지는 않을 듯.
왜냐고? 난 수동 미션 차량만 보는데다가, 중형 이상의 차는 부담스러워 작은 차를 좋아하거든.
수동 모델은 작은 차의 깡통 등급에만 겨우 살아 있는데,
하이브리드는 무조건 자동 미션에 중형급 이상 모델 위주니...

[기타]
- 통풍시트 최고!!! 근데 이거, 윗 등급에만 있겠지?
- 중형차 시트가 체형(178cm, 71kg)에 비해 많이 넓음.
  요즘 준중형 정도의 시트가 몸도 더 잘 잡아줘 더 편하게 느껴짐.
  근데 체구가 많이 작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큰 차를 좋아하는지 전혀 모르겠음.
  운전대에 매달려가는 느낌일 것 같은데...  그냥 광활한 느낌이 좋은 건가?
- DVD가 되는 오디오 시스템은 꽤 좋아 보였음
- 생각보다 트립 컴퓨터의 연비 측정이 정확한 듯
  (부럽~~~09년식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은 트립 수치와 실연비 차이가 너무 커. ㅜㅜ)
-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로 돌아오니까...
  일단 엔진 소음 장난 아니고, 주행시 타이어 소음도 많이 올라오고, 서스펜션은 엄청 단단하고.
  그래도 내 집이 최고이듯이 내 차가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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