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하이브리드 일주일 시승기 - Day 1


쏘나타 하이브리드 일주일 시승기 - Day 1

아침 8시에 담당자를 만나뵙기로 했는데 조금 늦었다. 차를 두고 지하철을 타야 한다는 것을 깜빡하는 바람에. 그 이른 시간에도 햇살은 뜨겁고, 너댓 분은 벌써 출근 완료를.
서류 서명하고 주민증 복사하고 바로 차 구경하러 고~.

임시 번호의 흰색 모델이다. 가장 높은 등급으로 3천2백만원 정도라고. 흐미...
일단 시동 걸었을 때의 차이점과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설명해 주시겠다고 짧게 동네 한 바퀴 돌자고 하신다.
일단 자리에 앉았더니 시트 위치가 이상하다. 조절하려 했더니 시동을 걸면 제자리로 당겨진단다. 우선 드는 생각은 뒷자리에 앉은 사람은 어쩌라고? 이런 게 필요한 건지 싶다. 오버 아닌가? 시동을 걸어 시트가 자리를 잡으면 앉은 자세를 다시 조정해야 하는 것도 불편하다.
어쨌든 간단히 실내 한 번 둘러보고, 센터페시아 조절하는 것도 구경한 번 하고 바로 주행.
EV 모드라 불리는 모터로만 주행하는 느낌이 색다르지만 큰 무리 없이 적응 완료하고, 크루즈 컨트롤은 어차피 별 관심 없으니 한 귀로 흘려 듣고 말았다.

집으로 오는 길에 7만원 어치 주유(단가: 1894원, 주유량: 36.959리터)를 했는데, 3칸에서 10칸까지 찬다. 전체 기준으로 1/4에서 3/4가 조금 넘는 수준. 확실히 디젤과 차이가 있다. 디젤이었으면 거의 가득 찼을텐데. (사실 꽉 채우고 싶었는데, 어떻게 하는질 몰라서 그냥 하던대로.)

주유소에서 집으로 오늘 길은 꽤 높은 언덕 하나와 십 수 개의 과속 방지턱이 즐비한 코스.
언덕길은 생각보다 속도도 잘 붙고 순간 연비도 생각보다 덜 떨어진다. 수동 모델인 내 차(라세티 프리미어 디젤) 보다 좀 더 쉽게 올라가는 느낌이다. rpm이 많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수동 모델의 단점이겠지.
과속 방지턱은 생각보다 진중하게 넘는다. 적당히 부드럽게. 다른 사람이 모는 YF 쏘나타들을 탔을때는 시트만 좋지 승차감은 전 ~혀 좋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내 운전 스타일을 기준으로 보면 느낌이 굉장히 좋다. 일단 천천히 모는 스타일이니까 당연하겠지. 다만, 일정 속도를 넘기면 어디선서 퉁~퉁~ 울리는 듯한 소음과 함께 초기 충격은 잘 잡아주지만 턱을 넘은 이후의 여진(?)이 조금 느껴진다. 개인마다 호불호가 갈릴 부분인데, 개인적으로 충격은 있어도 여진이 없는 것이 차의 자세 제어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더 좋아하는 편이다.
사실 승차감이라는 게, 앞, 뒤 다르고, 승차인원과 위치에 따라 다르고, 방지턱 높이, 폭, 그리고 넘는 속도마다 다를 수 있으니... 확 넘어 놓고 차가 잡아주기를 바라지 말고, 살살 넘어가는 스킬을 연마하는 것이 사실 제일 좋다고 본다. 다만 예상치 못한 녀석을 만났을 때는 승차감 보다는 차가 바로 원래 자세를 잡아주는 편이 좋다는 생각이다.

집에서 한 숨 돌리고, 본격적인 장거리(?) 여행 출발. 그래봐야 부모님 댁으로.
평소 다니던 코스이니 여러가지 비교에 도움이 되리라는 막연한 기대.
일단 주차장에서 여기저기 확인도 해 보고 출발.

[외장]
타이어와 휠은 저항이 적은 디자인과 타이어(P215/55R17)라는 것을 감안해도 모양새가 그리 나빠보이지 않는다. 포르테 하이브리드의 어정쩡한 휠에 비하면 양반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타면서 사제 휠을 다는 경우가 드물 것으로 보면 오리지널이 예쁜 것이 좋겠다.
근데,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의 17인치 모델이 P225/55R17인데, 쏘나타 쪽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무르다는 느낌이다. 공가압까지는 재 보지 못했지만, 다이어 자체 특성 + 서스펜션의 특성의 종합적인 결과 아닐까 싶다.
트렁크는 배터리가 자리를 잡아먹어서인지 좀 작은 느낌이다.
일반 YF의 크기를 모르니 얼마나 좁아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얼핏 느낌으로는 라세티 프리미어와 비슷해 보인다. 조금은 넓으려나?
트렁크를 비우고 다니는 습관이 있어서 그런지, 굳이 큰 트렁크가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다.
정말 짐이 많은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웨건이나 SUV 쪽이 맞는다고 본다.

[내장]
일단 자리에 앉아 시동을 걸자마자 영업사원에게 설명을 들은 통풍 시트는 최고다. 바람을 불어내는 것과 빨아들이는 것이 있는데, 이건 불어내는 거라고 한다. 라세티 프리미어 가죽 시트가 다 좋은데 여름이 땀 처리가 잘 안된다는 것(사실 거의 모든 가죽 시트가 다 그렇지만)이 단점인데, 통풍 시트는 정말 탐나는 물건이다.
시트 말이 나왔으니 첨언하자면, 일단 준중형의 시트보다 넓다. 반면 좌우 버클 부분은 두드러진 모양 만큼 자세를 잡아주지는 못하는 느낌이다. 덩치가 더 큰 사람이라면 다르게 느낄 수도 있겠다. (참고로 179cm, 73kg 정도 된다.)
시트 포지션은 생각보다 높아 시야확보에는 유리하지만 자세가 그리 편하지는 않았다. 텔레스코픽도 아닌 틸트만 조절되는 스티어링 휠도 그렇고 양쪽 허벅지를 균등하게 받쳐주지 못하는 시트도 한 몫을 한다. 액셀을 밟고 있는 엉덩이 쪽이 배기는 느낌이 드는데 도무지 제대로 된 위치를 못 잡겠다. 계속 맞춰봐야 할 듯.
앉으면 우선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운전대와 중앙의 계기판, 그리고 센터페시아.
계기판은 하이브리드임을 알려주는 가장 큰 표식(?)이다. RPM 메터가 에코 게이지로 바뀐 것이 가장 큰 특징 같은데... 이거 큰 존재 이유를 모르겠다. 사실 에코 게이지가 정량적인 값을 보여주는 것도 아닌 만큼 그냥 RPM 메터가 있는 것이 더 좋아보인다. 실제 주행할 때는 RPM을 보고 현재의 기어 단수 등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RPM 메터를 가지고 꾸몄으면 어땠을까 싶다. 정 안되면 에코 게이지는 중앙의 정보표시창을 통해서도 충분히 표시할 수 있으니까.
센터페시아는 외장과 마찬가지로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이지만, 별로 맘에 들지는 않는다. 버튼을 누르는 느낌과 같은 감성적인 부분은 좋게 느껴지지만 전체적으로 크게 좋다느 느낌은 없다. 화려하게 보이려고 노력한 느낌만 든다고 할까?
송풍구의 경우 핸들을 잡은 손 바로 뒤에 있어서 방향을 조절하더라도 은근히 신경 쓰이고, 비상등 버튼은 시동버튼 옆에 위치하고 있어서 비상등을 자주 켜는 습관이 있다면 조금 위험할 수도 있겠다. (사실 비상등은 정말 비상시에만 켜야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급정거했을 때나 감사의 표시로도 비상등을 켠다. '비상등’의 존재 의미가 퇴색되어 사용되는 것이 왠지 불편하다.)
송풍구와 센터스피커는 의외로 반사가 심해서 운전석 창문과 전면에 반사되기도 한다. 나름 반사가 잘 되지 않도록 마무리 처리를 하긴 했는데 그래도 신경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스티어링 휠을 잡은 느낌은 너무 가늘고 휠의 직경도 너무 크다. 최근 잡아 본 핸들 중에서는 라세티 프리미어를 선두로 한 쉐보레의 핸들 VW의 핸들이 맘에 들었는데, 이건 영 아쉽다. 잡는 느낌도, 돌리는 느낌도 뭔가 조금 부족해 보인다. 어쩌면, 손이 좀 작은 여성들의 경우에는 적당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스티어링 휠은 굵기와 직경 뿐 아니라 버튼 위치 및 배치도 조금 애매하다. 휠을 잡으면 손바닥이 버튼의 대부분을 가린다. 그래서 버튼을 누를 때에는 일단 손을 뗀 상태에서 버튼을 눌러야 할 정도.
그저 지극히 모범답안 같은 무난한 구성이다. 그 무난함을 잘 만들어내는 것이 요즘 현대기아의 큰 장점이지만 딱히 애착이 가는 부분이 없다는 것은 많이 아쉽다.

[주행]
일단 Blue(?) 모드를 ON으로 두고 운행하기로 했다.
일단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천천히 크리핑 한다. 생각보다 반응이 느리게 되어 있어서 기존 NF 같은 스트레스가 없어서 좋은데, 이게 Blue 모드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전동차(지하철)의 처음 움직임과 같은 소리가 나면서 1단과 2단을 커버한다.
잘 들으면 지하철 처럼 속리가 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잘 인지하지 못할 수준으로 보인다.
이 때 까지는 EV 모드 표시등이 켜져 있다.
3단으로 올라가면서 엔진 시동이 걸리는데(EV 모드 꺼짐), 시동이 걸리는 진동은 거의 없으나 가속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파워가 단절되는 느낌이 살짝 들기도 한다. 굳이 비교하자면 터보랙 같은 느낌이랄까?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을하면서 엔진에 힘이 적게 걸리거나, 내리막에서 액셀을 잠깐 떼면 바로 EV 모드로 들어가는데, 당연히 연비향상에는 왔다다. 고속 EV 모드에서는 적당한 수준은 모터로만 구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엔진이 꺼져있는 구간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다만, EV 모드에서 급가속을 하거나 하면 엔진 자체가 힘이 있다는 느낌은 없다. 모터와 엔진의 힘이 더해진다고는 하는데 중간에 약간의 랙이 느껴진다.
사실 엔진은 조용하기는 하다. GDI 엔진의 겔겔거림도 없이 약간의 소음만 나는데, 하이브리드 차량의 이름에 걸맞는 정도의 소음이라고 본다. 일반 차량은 엔진 소리가 좀 나야한다는 입장이라서 렉서스 같이 무소음을 지향하는 차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브레이크는 초반에 압력이 몰려있는 데다가 발전기능과 브레이크 기능을 혼합시키다보니 정지거리 예측이 힘들다. 일정한 고정 압력으로 밟고 있으면 중간에 모드 변환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탑승자가 느끼는 승차감 측면에서는 좋지 않은 현상일 듯. 혹은 운전자의 운전솜씨가 엉망이라고 욕을 할 수도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어쨌든 에너지를 절약하면서 주행하는 것 자체는 여러가지로 상당히 맘에 든다.
개념적인 것과 실제 이질감이 없는 것은 다른 이야기인데, 일단은 기대 이상이다. 토요타나 혼다의 하이브리드 차량과 비교하지 못한다는 것이 좀 아쉽다.

가감속과 관련한 부분은 평범한 세단으로 크게 부족하지도 특출나지도 않았지만, 전자식 스티어링 관련해서는 최악의 평가를 내리고 싶다. 나름 쏘나타 급이면 같은 전자식이라도 좋은 편에 속할텐데....
일단 노면의 정보가 전혀 올라오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노면의 정보가 없으면 불안해하는 타입이라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게다가 너무 가볍다가 갑자기 무거워지는 것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특히 저속에서 핸들을 돌리면서 속도를 올려나가는 경우에는 확실히 불안하다. 게다가 핸들을 많이 돌릴수록 반발력이 커지는 것도 오히려 위험해 보인다. IC 진입로 같은 곳에서는 일정한 힘으로 계속 돌리면서 진행하고 있는데 갑자기 무거워지니...
고속도로 직진성에서도 이질감은 존재하는데, 핸들 자체는 무거워졌지만 계속해서 미세하게 조정해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굉장히 신경쓰이는 수준이다. 절대로 한 눈 팔지 말아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유발한 요인. 물론, 어떤 차든 미세하게 조정해야 하지만, 이렇게 신경쓰이는 수준은 아니다. 노면 정보라도 올라오면 손으로 느낌이 오는데 그것도 없으니 더 어색한 게 아닐까 싶다.

목적지에 다가오면서 대충의 비용을 생각해 봤다.
하이패스 단말기 등록이 안 되어서 생돈 다 내고 왔더나 통행료만 만 원 정도 나온다.
근데 연비는? 일단 눈으로 본 연료의 잔량은 한 칸 떨어졌다. 여기서 한 칸은 1/4이 아닌 조그만 조각을 말한다. 평균 속도를 감안하면 생각보다 트립에 표시된 평균연비(22.1km/l)는 굉장히 높게 나왔다.




주행거리는 5681km-5497km=184km, 속도는 90~110km 사이에서 왔다갔다 했고, 그냥 평소 주행 스타일을 유지했다는 점, 중간에 휴게소에도 한 번 들렸던 걸 감안(평균속도: 74km/h)하면 예상외의 선전이다. 참고로 내 차로 동일 코스를 동일 속도로 주행하는 경우(트립연비 기준 22~24km/l)와 비슷하게 나온다. ECO 포인트는 출발 전에 166에서 171로 상승.
BUT! 실연비 기준으로 보면 어느 녀석이 우위일지는 잘 모르겠다. 트립의 연비와 실연비의 차이가 차종, 연식마다 다른데다가, 경유가 200원이 더 싸기 때문에...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 수동(5단)과의 비교를 해 보자면 우선 6단 기어의 유무를 생각해 볼 수 있다. 6단 기어. 고속 크루징에서는 갑이다. 2000cc 가솔린 모델에서도 존재의 가치를 충분히 뽐낸다.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 수동이 5단임이 너무너무 아쉽다. 어떻게 요즘 크루즈 수동 6단 미션으로 교체 안되나? (전체 기어비가 달라서 호환이 안되는 걸로 알고 있지만...)

그리고 하이브리드 시스템.
쏘나타는 EV 모드에서 1, 2단을 넘어가고 3단에서 부터 엔진이 구동된다. 물론 중간에 항속 크루징시에는 자동으로 EV 모드로 전환되어 연료 절약. 당연히 시내, 특히 30km/h 이내의 천천히 움직이는 구간에서는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훨씬 유리해 보인다. 반면, 디젤의 경우 1, 2단 연비가 좋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과 공회전시 연료 소비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동일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되면 전체적으로 효과가 더 클 것 같다.

일단 차의 첫 인상과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해 봤다.
내일은 다시 집으로 가면서 왕복 코스 전체에 대한 연비를 생각해 볼 생각이다.
내일까지는 일단 Blue 모드는 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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