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고장난 거대기업] 여러모로 조금 아쉬운 구성

간단하게 타락한 기업윤리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책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보다는 이해하기 쉬운 표면적인 현상의 흐름 위주로 정리가 되어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성인, 특히 이런 류의 책들을 많이 읽은 독자들에겐 오히려 너무 쉽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기업활동에 대한 의구심이 한 번도 없었던 사람들에게는 필히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특히, 머리가 막 커지는 시점의 중고등학생들에게 딱 적당하다고 생각된다. 바쁜 와중에도 간편히,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기본적으로 큰 구분 없이 열 두어 기업의 예시만 죽 나열한 형태로 묶여 있는데, 조금 정리해 줬으면 어떨까 싶다. 의, 식, 주, 인권, 환경, 사회적 책임 등등 적당한 기준을 잡아서 몇 개씩 묶어 주었다면 조금 더 효과적인 의미 전달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e 시리즈의 구성처럼) 왠지 중구난방으로 난상토론만 한 느낌이 짙다.

이 글의 모든 사례들은 마치 과거완료형인 듯 보이지만, 애석하게도 모두 현재 진행형이 맞지 않을까? 게다가 언급된 기업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비슷한 행동을 하는 다른 기업들은 나오기 마련이다. 마치 썪어 빠진 정치인들의 명맥이 끊이지 않는 것처럼. 모든 예시가 앞으로도 두고두고 감시해야 할 기업의 행동과 태도의 예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덧 하나.
정부의 지원을 받아 연구된 내용으로 출판까지 진행한 것 같은데... 내용을 좀 더 채우고 정리했으면 어땠을까?

덧 둘.
기업의 이미지가 광고만 같다면 좋겠지만 우리네가 기업의 속상을 알게되는 상황과 순간을 마주치는 순간 좌절을 느끼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이나 기업의 소유주에 속하는 사람들 빼고) 그런 상황을 맞닥뜨리거나 목격했을 때의 행동강령(어휘 선택이 조금 센가?), 예를 들어 신고를 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을 추가로 정리했더라면 어땠을까?

덧 셋.
위 두 개의 덧을 조합해 봤을 때, 정부 지원으로 진행된 연구의 목적이 무엇이었을까 궁금해진다. 아니, 연구는 둘째로 하더라도, 책으로 옮기면서 그 목적은 어디까지 였을까? 정보의 전달만? 정보, 지식과 행동 사이의 간극을 조금이라도 채울 수 있는 정보의 부족이 더 아쉽게 느껴진다.

기업이 지역사회의 자원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 때는 법적, 기술적 승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승인도 받아야 해요. 특히 법적 규제가 느슨한 저개발국가에 진출할 때는 더더욱.
삼성중공업은 법이 정한 56 억 원을 지급했으니 책임을 다했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태안 기름 유출 사고 피해로 규모로 봤을 때 이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에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법적 책임을 넘어서 사회의 기대에 부응해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는 것을 뜻합니다.

(리뷰 원본 링크:  http://blog.yes24.com/document/7292315)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환경개선부담금

[DevTip] Windows에서 tail 쓰기...